원래 오늘은 어제 말씀드린대로 편두통 급성기 약물 중 트립탄 제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트립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편두통의 기전에 대해 약간이라도 아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 기전을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편두통의 통증에 대한 기전을 간략하게 알아보겠습니다.
진료실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받게 되는데요..
'편두통이 왜 생기는거에요?'
'편두통의 원인이 뭔가요?'
'스트레스가 편두통의 원인인가요?'
그 질문의 의도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편두통의 근본적인 원인이 궁금하다.(유전적 소인, 호르몬 등등)
2. 근본적인 것 말고, 어떤 과정을 통해서 생기는 것인지 알고 싶다.(오늘 이야기할 내용)
3. 스트레스, 수면부족, 빛자극, 소리자극, 냄새자극 등 편두통의 유발요인이 궁금하다.(편두통의 유발요인에 대한 포스팅)
앞으로의 몇 개의 포스팅은 급성기 치료제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것이기 때문에
오늘은 2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 뇌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상하죠? 머리가 아픈데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니...
그래서 왜 이런 통증이 생기는 것인지를 연구해보니,
과거까지는 편두통은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 등 뇌혈관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뇌혈관 자체가 문제가 생겨서 편두통이 생긴다고 알려졌던 것이죠. 당연히 치료 약물은 뇌혈관에 작용하는 물질이 되었구요.
하지만 그 이후로부터 현재까지 최근 수십 년간 편두통에 대한 연구는 엄청난 성장을 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까지의 결론은 삼차신경혈관계(trigeminovascular system)의 활성화가 편두통 통증의 주된 기전이고,
그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바로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티드(calcitonon-gene related peptide, CGRP)임이 밝혀졌습니다.(이후에는 편의상 CGRP라고 하겠습니다.)
항암치료의 경우,
옛날에는 치료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부작용들 때문에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꽤 있었죠.
하지만 요즘에는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인 표적항암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항암치료가 예전에 비하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편두통의 치료제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치료의 타겟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위의 그림에서 Trigeminal nerve라고 되어 있는 것이 삼차신경이고,
이 삼차신경은 얼굴을 포함해서 머리의 앞쪽 대략 절반 정도의 감각을 담당합니다.
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웠던 내용을 잠깐 떠올려보시면(떠올리고 싶지 않으시겠지만 ㅠㅠ)
여러 신경전달물질(아세틸콜린 등)이 소포라는 주머니로 싸여져 있다가,
어떤 신호가 오면,
그 소포가 신경의 말단으로 이동을 해서 세포막에 붙으면서, 그 안에 있던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죠.
기억 나시나요? ㅎㅎ
편두통에서도 그것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평소에는 CGRP 등 통증을 유발하는 여러 신경전달물질들이 소포라는 주머니 안에 잘 싸여져서 신경 안쪽에 존재합니다.
어떤 신호에 의해서,
그 소포 안에 있는 CGRP 등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신경말단에서 분비하고
(뇌 주변에 CGRP가 붙을 수 있는 CGRP수용체가 있는데) 그 CGRP수용체에 CGRP가 붙게 되면
뇌혈관이 확장되고,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분비가 되면서
편두통이 유발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CGRP 분비 → CGRP수용체에 붙음 → 뇌혈관 확장, 염증반응 활성화 → 편두통 유발
그러면, 편두통이 유발되지 않도록 하는 급성기 치료는 그 타겟을 어디로 잡아야 할까요?
1. CGRP 분비를 억제
2. CGRP가 분비되더라도 CGRP를 막아서 CGRP수용체에 붙지 못하게 하기
3. CGRP가 분비되더라도 CGRP수용체를 막아서 CGRP가 붙지 못하게 하기
4. 뇌혈관 확장을 막기
5. 염증반응을 억제
6. 통증 조절
이렇게 되겠네요.

그 내용을 정리해놓은 것이 위의 그림입니다.
앞으로 계속 나올 그림이니 적당히 훑어보셔도 됩니다. :)
1, 4 - 에르고타민 / 트립탄
: 크래밍, 카펠큐, 카펠고트 / 이미그란, 수마트란, 슈그란, 마이그란, 조믹, 나라믹, 알모그란, 미가드
- 1: 신경말단에 작용해서 CGRP가 분비되는 것을 억제시키고
- 4: 분비된 CGRP가 혈관확장 작용을 하는 것을 막아서
- 통증을 경감시킵니다.
2 - Ajovy, Emgality, Vyeti
- 이 약제들은 CGRP 자체에 붙어버리는 굉장히 큰 물질입니다. 그래서 CGRP-CGRP수용체 결합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버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3 - Aimovig, Ubrelvy, Nurtec, 다른 gepants
- Aimovig은 2번 약제들처럼 굉장히 큰 물질인데, CGRP수용체에 달라붙어서, CGRP가 작용을 하지 못하게 만들어버립니다.
- Ubrelvy, Nurtec은 CGRP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는 작은 물질입니다. 급성기 치료제로 쓰입니다.
편두통의 기전에 입각한 급성기 치료제와 예방 치료제들입니다.
위의 약제들 중 현재 우리나라에서 쓸 수 있는 약제들은 에르고타민, 트립탄 전부, 그리고 Emgality 뿐입니다.
다른 약제들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쓸 수 없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위에 언급된 약제들 중 트립탄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른 포스팅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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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통 - Introduction - MRI에서는 이상이 없다는데 나는 왜 머리가 아플까?
2. 편두통 1) 편두통 소개 2) 편두통의 기전 - 편두통의 기전, CGRP가 가장 큰 역할 (편두통 기전의 대략적인 이해) 3) 전구 증상(premonitory symptoms) 4) 전조(aura) 5) 두통기 a) 두통 양상 - 주로 한쪽이, 혈관뛰는 것 처럼 아프고, 아파서 힘들고, 움직이면 더 아파요 (전형적인 편두통) - 이게 편두통이라고? - 1. 눈알이 빠질 것 같아요. - 이게 편두통이라고? - 2. 비염 같이 이마랑 코 주변이 불편해져요. - 이게 편두통이라고? - 3. 뒷목이 뻣뻣해요/뻐근해요. 일자목/거북목이래요. b) 동반 증상 - 어떤 이유로든 두통이 있으시면 이 글 부터 보세요 (편두통의 동반증상) 6) Postdrome 7) 치료 - 내 두통에는 어떤 치료가 필요한걸까? (편두통 치료의 길잡이) 급성기치료 +- 예방치료? a) 급성기 치료 - 트립탄, 편두통 기전에 입각한 첫 번째 급성기 치료제 b) 예방 치료 - 나에겐 어떤 예방치료가 더 도움이 될까? 9) 기타 - 카페인은 독?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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