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지난 번 포스팅에서 두통 명의를 찾으셨을테니까 진료시간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두통으로 진료를 봐보신 분들은 대부분 공감하실 겁니다.
어제부터 배가 아파서, 혹은 콧물이 나서, 기침이 나서 진료를 보면 '어제부터 콧물, 기침이 나서 왔습니다.' 라고 하면 되겠는데...
나는 두통이 10년 전부터 있었다, 초등학교 때 부터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평생 있었다 등등...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이야기를 해야할지 엄청 막막합니다.
평소에 본인의 두통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고 기록해 놓지 않으면, 진료실에 들어오셔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말을 하기가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는요...
제가 지금까지 진료하면서 '다들 이렇게만 말씀해주시면 저는 정말 편할 것 같습니다' 라고 이야기한적이 딱 한 번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요약을 하고 정리해서 1분 이내로 말씀해주셨거든요.
사실 제가 제 두통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막막합니다. 저보다도 요약을 잘 해서 말씀해주시더라구요..
그러니까.. 진료가 시작된 이후에 여러분이 여러분의 두통에 대해 이야기를 되집어서 꺼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예약일까지 얼마나 남으셨나요? 1주? 2주?
상급종합병원에 계신 유명하신 분들을 예약하신 것이 아니라면 보통은 1개월 이내일 것입니다.
어떤 병원들은 다른 날짜 예약은 다 막혀있더라도, 당일 아침에 일찍 콜센터에 연락하면 당일 진료가 가능할 수도 있으니 잘 이용해보시기 바랍니다.ㅎㅎ
아무튼.. 1-2주라고 가정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겠습니다. 2주면 충분하고, 1주여도 상관 없습니다. 괜찮습니다.
1. 두통의 모습을 잘 관찰하세요.
(응급실로 당장 가야하는 두통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이번 포스팅은 '내가 두통이 있어왔다'는 분들에게 해당하는 것입니다.)
두통의 모습을 보실 때에는
1) 첫번째로, 완전히 한쪽에'만', 특히 한쪽눈을 포함해서 관자놀이에'만' 생기는지..를 보셔야 합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글자는 '만' 입니다. 편두통도 한쪽에 생기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심하게 아파지면 한쪽에만 남아있지 않고 전체적으로 퍼지거나 다른쪽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군발두통은 한 군발기에는 한쪽에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는 제외) 찾아옵니다.
2) 두통의 지속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꼭 확인하세요.
처음 시작해서부터 약을 먹지 않고 가만히 놔뒀을 때, 1-1.5시간 정도 지속되는지, 아니면 4시간 이상은 아픈지..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지만, 편두통은 일반적으로는 약을 먹지 않고 가만히 놔두고 견뎌보면 4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일의 능률이 절반 이상 떨어질 정도로 심한 두통의 경우에는 거의 대부분 4시간 이상 지속됩니다.
당연히 약하게 오는 날에는 지속시간이 짧을 수도 있습니다.
3) 두통이 있을 때, 가만히 있는 것이 좀 나은지 vs. 안절부절 못하고 가만히 있지 못하게 되는지 확인해보세요.
일반적으로 편두통은 두통이 오면 가만히 있는 것,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가만히 누워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경향이 있지만,
군발두통은 아파서 어쩔줄을 몰라하면서 안절부절 못하게 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머리를 벽에 찧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하죠.
4) 동반증상을 꼭 확인하세요.
- 한쪽"만" 아픈 두통인 경우에는 같은 쪽에 눈물, 콧물, 코막힘, 얼굴이 부음, 눈꺼풀이 쳐짐.. 이런 증상이 같이 있지는 않은지를 꼭 확인하시구요.
- 꼭 한쪽만 아픈 것은 아닌 두통인 경우에는 속이 불편해지지는 않는지 (소화불량 or 메스꺼움 or 체한 느낌 등등), 밝고 시끄러운 것 보다는 어둡고 조용한 곳이 더 편한지를 확인해보세요.
두통의 모습은 이정도만 관찰하시고 잘 기록해놓으시면 아주 훌륭합니다.
2. 두통 일기를 잘 적어보세요.
두통일기는 두통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도구임과 동시에 내 두통의 유발요인을 알 수 있게 해주기도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두통을 진단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에 엄청나게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고보니 두통일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안했었네요 ㅎㅎ 곧 하겠습니다.
두통일기 작성 하실 때에는
- 두통일기 앱을 이용하셔도 되고
- 그냥 종이에 적으셔도 됩니다.
어떤 방식이든 상관 없습니다. 어떤 기록이든 진료할 때에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점!!!
남은 기간 동안
1) 완전히 머리가 맑은 날, 상쾌한 날이 며칠인지
2) 무겁거나 맑지 않은 날이 며칠인지
3) 위의 1번에서 살펴본, 내가 주로 겪는 모습을 갖는 두통은 며칠인지
2주라고 가정하면,
1)+2) = 14일이 될 것이고
2)인 날 중에 3)인 날이 있겠죠?
예를 들면 이런식이 됩니다.
2주 동안에
1) 완전히 맑았던 날 - 1주일에 2일, 총 4일
2) 나머지는 하루종일 무거운 날도 있었고, 무겁다가 괜찮다가 한 날도 있었으니까 나머지는 10일..
3) 2)의 10일 중에 내가 생각하기에 두통의 강도가 중간 이상인 일수는? 1주일에 2-3일. 2주니까 약 5일 정도.
3. 이전 병원 기록들
1) 의무기록
2) 영상검사(CD로 구워서)
3) 복용했던 약들과 용량, 기간, 효과, 부작용 등
- 1), 2)도 중요한데, 3)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포스팅이 길어지니까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진료일에는 아마 각종 설문지가 여러분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작성하시면서 여러분의 생각을 정리하시면 되겠습니다.
대략 이정도 준비하셔서 진료실에 들어오신다면, 여러분은 하실 일 충분히 하셨습니다.
요약하면,
진료 전까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1. 내가 일반적으로 겪는 두통이 어떤 모습인지 잘 기록
2. 두통일기 기록 - 1) 완전히 맑은 날, 2) 무겁고 맑지 않은 날, 3) 중간 이상으로 아픈 날
3. 진료기록들 정리 - 이건 다음 포스팅에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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