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이어서,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약제.. 앰겔러티에 대한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편두통의 기전에 기반을 두고 개발된 약제들이 2018년에 줄줄이 미국FDA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1991년 급성기 편두통 약제인 수마트립탄 이후 거의 30년 만에 이뤄낸 일이고, 예방치료로는 첫 약제입니다. FDA 승인을 받기 위해 진행되었던 연구결과들도 아주 성공적이었지만, 그보다도 실제 진료현장에서 사용해보면서 느끼는 치료 성적은 더 크게 다가옵니다.
사실 앰겔러티 뿐만 아니라 비슷한 기전을 가진 다른 약제들 (Ajovy, Emgality, Vyeti, Aimovig)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가능한 약제는 앰겔러티, 아조비 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른 주제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포스팅에서는 일단 훑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지난 포스팅을 보시면,
편두통의 기전, CGRP가 가장 큰 역할 (편두통 기전의 대략적인 이해)
원래 오늘은 어제 말씀드린대로 편두통 급성기 약물 중 트립탄 제재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트립탄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편두통의 기전에 대해 약간이라도 아시는
braindaily.tistory.com
제목에 써놓은 것 처럼,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편두통의 기전 중 가장 중요한 물질은 칼시토닌유전자관련펩티드(calcitonin-gene related peptide, CGRP)가 되겠습니다.
간단하게 복습을 해보면..
CGRP 분비 → CGRP수용체에 붙음 → 뇌혈관 확장, 염증반응 활성화 → 편두통 유발
이렇게 되는 것이지요.
편두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는 그 타겟을 아래와 같이 잡아야겠구요.
1. CGRP 분비를 억제
2. CGRP가 분비되더라도, CGRP 자체를 막아서, CGRP 수용체에 붙지 못하게 하기
3. CGRP가 분비되더라도, CGRP 수용체를 막아서, CGRP가 붙지 못하게 하기
4. 뇌혈관 확장을 막기
5. 염증반응을 억제
6. 통증 조절
Ajovy, Emgality, Vyeti, Aimovig 중
- Ajovy, Emgality, Vyeti 는 위의 2번에 해당합니다. CGRP 자체에 붙어서 CGRP의 작용을 차단합니다.
CGRP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라고 하지요.
- Aimovig은 위의 3번에 해당합니다. CGRP수용체에 붙어서, CGRP가 작용을 하지 못하게 합니다.
CGRP단클론항체는 편두통의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예방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대표적으로,
- 편두통 발생일수를 줄이거나
- 급성편두통의 강도를 줄여주거나
- 편두통 급성기약물의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지요..
CGRP단클론항체가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유는,
1. 편두통 기전에 입각해서 개발된 첫번째 예방치료제라는 것입니다.
사실 좀 어이가 없지요. 다윈, 톨스토이, 쇼팽, 칼빈, 노벨 등도 편두통이 있었다고 하고, 고려왕실기록인 편년통록에도 편두통의 두통양상을 묘사하는 글귀
'요 사이 날마다 저녁 때 쯤에 늙은 여우 한 마리가 치성광여래의 형상을 하고 공중에서 내려와 안개 속에 소리나팔을 불고, 북을 치면서 옹종경을 읽습니다. 그러면 내 두통이 심하여 견딜 수 없소'
편년통록
가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동안 우리를 괴롭혀 온 질병에 대한 치료제가 이제서야 나오다니요.
(XXX형상을 하고 - 시각전조, 소리나팔을 불고 - 소리에 예민, 북을 치면서 - 박동성통증양상)
지금도 물론 편두통 예방치료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약들은 혈압약, 뇌전증약, 우울증약 등 다른 질환을 위해 개발된 약제들입니다. 이 약제들이 편두통 예방에도 상당히 효과가 좋기 때문에 사용을 많이 했습니다. propranolol, nadolol, atenolol 등의 베타차단제, flunarizine, cinnarine 같은 칼슘통로차단제, topiramate, divalproex sodium 등의 뇌전증약제, venlafaxine 등 우울증약제가 대표적인 약물입니다.
CGRP단클론항체는 위의 약제들과는 달리 편두통의 기전 중 CGRP에 아주 특이적으로 작용하도록 개발된 약제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아래에 적기도 했지만, 부작용이 매우 적습니다.
2.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CGRP단클론항체가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이유 두번째, 효과가 상당히 좋습니다.
편두통에서 치료 효과를 판정할 때에 여러가지를 보기는 하지만 예방치료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보는 지표는
월편두통일수의 감소일수, 50%이상 월편두통일이 감소한 비율입니다.
앰겔러티의 성분명인 galcanezumab은 크게 3개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 중 두통일수가 15일 미만인 삽화성편두통의 예방치료에 대해서는 EVOLVE-1, EVOLVE-2 연구,
두통일수가 15일 이상이고 편두통이 8일 이상인 만성편두통의 예방에 대해서는 REGAIN 연구가 있었습니다.
특히 EVOLVE-2 연구에는 우리나라도 참여를 했습니다.
각 연구들의 방법 등 자세한 내용들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해드리겠구요..
일단 결과만 보시면
1) 삽화편두통(EVOLVE-1, EVOLVE-2 연구)
위약 vs. galcanezumab 120mg vs. galcanezumab 240mg 을 비교했습니다.
치료 전 월편두통 일수가 대략 9일이었습니다.
- EVOLVE-1: 각각 9.1일, 9.2일, 9.1일
- EVOLVE-2: 각각 9.2일, 9.1일, 9.1일
6개월 치료해보니...
a. 월편두통 일수 감소


왼쪽: EVOLVE-1 연구, 오른쪽: EVOLVE-2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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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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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12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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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24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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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V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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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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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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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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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LOV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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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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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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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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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군에 비해
- EVOLVE-1 연구에서는 약 1.9일, 1.8일 감소,
- EVOLVE-2 연구에서는 2.0일, 1.9일 감소한 것 입니다.
편두통이 없는 분들이 느끼기에는 '한달에 9일에서 7일로 줄은게 효과가 있는거야? ㅎㅎ' 라고 하시겠지만 편두통이 있는 분들에게 이 2일은 매우 소중한 2일입니다.
b. 월편두통일이 50%이상/75%이상/100% 감소한 비율

왼쪽: EVOLVE-1 연구, 오른쪽: EVOLVE-2 연구
50%이상 감소한 비율이 60% 정도,
75%이상 감소한 비율이 35% 정도,
100% 사라진 비율이 13%정도 됩니다.
2) 만성편두통(REGAIN 연구)
역시 위약 vs. galcanezumab 120mg vs. galcanezumab 240mg 을 비교했습니다.
치료 전 월편두통 일수는 대략 19일 정도였습니다. (각각 19.6일, 19.4일, 19.2일)
3개월 동안 치료해보니...
a. 월편두통 일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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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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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12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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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24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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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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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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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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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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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군에서 4.7일 정도가 줄어들었는데, 무슨 뜻인지 와닿지가 않죠..
b. 월편두통일이 50%이상 감소한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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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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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12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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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canezumab 240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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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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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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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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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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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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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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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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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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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9일 정도에 달하던 편두통 일수가, 6개월 이상 치료해보니 8-9일 이내로 조절되는 비율이 50%정도가 되는 것입니다.
이 역시도 편두통이 없거나 심하지 않은 분들은 '별론데?' 하시겠지만,
편두통, 특히 전체 인구의 1-2%에 해당하는 만성편두통으로 고통받는 분들은 하나 같이 말씀하십니다.
'절반만 좋아지면 소원이 없겠다'라고요..
두통으로 인해 고통받는 날이 절반이하가 된 것입니다. 한달에 19일을 고통받고 있었는데, 8-9일이 되었죠.
1년에 228일, 7개월 반을 고통받고 있었는데, 100일 정도로 줄어든 것입니다. 물론 그보다 더 많이 줄어든 사람들도 있고요. 1년에 3개월이면 엄청나게 많은 날입니다.
3. 부작용이 매우 적습니다.
전체 참여자의 10%이상에서 흔히 발생하기는 했지만 위약군과 차이가 없는 부작용은 주사 맞은 부위의 통증, 가려움, 발적 등 주사부위의 불편감이었습니다.
1-10% 정도에서는 어지럽거나 변비가 발생할 수 있었고,
아주 드물게는 (<1%) 두드러기가 심하게 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2-4% 정도에서는 탈모가 생길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치만 마지막 투여 후 4-5개월 정도 지나면 약 효과가 줄어들면서 다시 머리가 나더라구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 보톡스 31군데 주사를 맞으면서 주사부위통증, 목통증, 3-4%정도의 눈썹비뚤어짐, 눈꺼풀쳐짐 등에 비하면, 빈도도 적고 심하지도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토피라메이트를 1년 복용하다보면 부작용으로 인해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40%가까이에서 보고되는 것을 보면
부작용이 치료에 영향을 줄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3-6개월 정도 치료를 했을 때에 이상반응으로 인해 중단하는 비율은 1~3%정도로 매우 낮았습니다.
앰겔러티 소개

이렇게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2 펜을 맞구요, 그 다음에는 한달에 1펜씩 맞습니다.
자가 주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주사 놓기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그냥 배에 대고 위에 버튼만 딸깍 누르면 바늘이 나와서 피부에 탁 박히고, 5-6초 정도 약이 들어가면 딸깍! 소리가 나면서 끝납니다.
한개의 포스팅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고 하다보니 주절주절하게 되었네요.
정리하면, 여태껏 이런 편두통 예방치료제는 없었다. 효과적인 면, 부작용적인 면 모두에서.
- 덧붙이자면,
보톡스와의 효과 비교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기전 상으로 보면, CGRP가 편두통의 주된 원인인 분들은 보톡스보다 CGRP단클론항체가 효과가 좋을 수도 있겠구요, CGRP도 원인이지만 다른 기전이 편두통의 주된 원인인 분들은 보톡스가 더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어떤 약이 더 좋을지는 알 수 없지만요..
- 또 하나 덧붙이자면,
이 앰겔러티의 최대 단점인데요..
바로 가격입니다.ㅎㄷㄷ해요.
비급여 치료라서 병의원마다 약값이 다르게 책정되어있기는 합니다만, 많이 비쌉니다.ㅠㅠ
한달에 한번 주사이고, 1펜에 50만원이 넘습니다.
실비로 외래에서 25만원이 지원된다고 하더라도
월 50이상-25=25만원 이상이면, 거의 하루에 1만원 꼴이네요.ㅎㄷㄷ
(국내에 처음 도입되었던 2019년 말에는 이정도였지만, 2022년 9월 1일 부터는 전액본인부담의 경우 295,250원입니다.)
근데 가만 생각해보시면..
편두통이 심한 분들, 특히 만성편두통인 분들은 카페인을 끊으면 치료에 대한 반응이 더 좋아집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잔정도씩 드시는 분들은 그거 끊으면 하루에 4,100원은 아끼니까 앰겔러티의 하루당 가격은 거의 6,000원 꼴이네요.
라떼 두잔 드시면 9,200원이네요. 그럼 앰겔러티의 하루 가격은 800원으로 떨어집니다.
거기에.. 쌓아두고 사시는 타이레놀, 펜잘 등 진통제 가격들, 아플 때 마다 가는 병원진료, 응급실 진료..이런게 줄어들테니..
해볼만 하지 않으신가요? ㅎㅎ
두통 없는 세상
삶의 질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http://www.migrainecluster.com 에서 방법을 찾아보시기를 권유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전에 다른 곳에 올렸던 포스팅을 가져오려니까 앰겔러티에 대해서만 작성을 했네요. 다음에는 아조비를 따로 다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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