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 적어놓은 내용은 편두통의 아주 전형적인 두통의 모습입니다.
이전 포스팅들에서 말씀드렸던 것들을 짧게 복습해보겠습니다.
편두통은 단순히 머리의 통증이 아니라,
여러가지 동반증상들(소화기 증상들[메스껍거나, 체한 것 같거나, 얹힌 것 같거나, 토하거나], 빛/소리에 예민[밝고 시끄러운 것이 거슬린다])이 있는 경우가 많고, 움직임에 의해 악화되기 때문에 가만히 있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편두통의 동반증상에 대해서는 아래의 링크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편두통의 여러 시기(전구기, 조짐기, 두통기, 후구기) 중 두통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에서 해당하는 내용 중 C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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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진단기준 (무조짐 편두통)
A. 진단기준 B-D를 충족하는 발작이 최소한 5번
B. 두통 발작이 4-72시간 지속(치료하지 않거나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
C. 다음 네 가지 두통의 특성 중 최소한 두 가지:
1. 편측위치
2. 박동양상
3. 중등도 또는 심도의 통증강도
4. 일상의 신체활동(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에 의해 악화되거나 이를 회피하게 됨
D. 두통이 있는 동안 다음 중 최소한 한 가지:
1. 구역 그리고/또는 구토
2. 빛공포증과 소리공포증
E. 다른 ICHD-3 진단으로 더 잘 설명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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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두통의 특성 모두가 있다면 편두통이라는 진단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겠지만, 두 가지만 있어도 진단기준의 한 항목을 만족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른쪽 관자놀이가 욱신욱신거리면서 아파지면 좀 누워있어야 돼요'
: 오른쪽 - 편측 / 욱신욱신 - 박동양상 / 누워있어야 - 일상의 신체활동을 회피하게 됨.
'심하게 아플 때는 머리가 숨을 쉬는 것 같이 느껴져요'
: 심하게 - 심도의 통증강도 / 숨을 쉬는 것 같이 - 박동양상
'왼쪽 눈 위쪽이랑 관자놀이 부분에서 심장이 뛰는 것 같아요'
: 왼쪽 - 편측 / 심장이 뛰는 것 같다 - 박동양상
이런식으로 표현을 해주신다면 외래 진료 시간이 엄~~~청 나게 단축될 것 같습니다. ㅎㅎ
하지만, 이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듯이, 절대로 저렇게 표현해주시기 않기 때문에 하나하나 꼬치꼬치 캐물어야만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C-1. 편측위치
외래에서 '평소에 있는 편두통이랑은 다르구요' 라고 하시는 분들께, '편두통이 뭔가요?' 라고 질문을 드리면
100% '한쪽이 아픈거 아닌가요?' 라고 대답하십니다. 심지어 제 외래를 다니고 계신 분들도요 ㅠㅠ
편두통이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는 5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50%는 좌우 왔다갔다 생기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생기기도 하고, 뒤통수, 심지어는 뒷목, 어깨에 생기기도 하지요. 따라서 한쪽에 있으면 편두통, 전체적으로 있으면 긴장형두통. 이렇게 생각하시면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C-2. 통증양상
이 통증양상이 편두통 진단에 있어서 또하나의 큰 걸림돌인데요..
'전형적'인 편두통의 통증양상은 박동양상입니다. 혈관뛰듯이, 심장뛰듯이 머리가 불뚝불뚝 뛰지요.
하지만, 문제는 편두통의 통증의 느낌이 꼭 욱신욱신, 지끈지끈, 터질 것 같이.. 이런 단어들로 표현되지는 않습니다.
아래의 그림 중 왼쪽에서 세 번째의 두통기를 보시면, throbbing이 전형적으로 '혈관뛰는 것 같이'를 표현해주는 단어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 아래를 보시면, drilling, icepick, burning... 이런식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드릴을 머리에 갖다 박는 것 같고, 얼음깨뜨릴때 쓰는 송곳인 icepick.. 읔.. 상상하기만 해도 아프네요 ㅠㅠ

심지어 외래에서 편두통을 진단받은 분들 중에 '이마와 관자놀이를 꽉 조이는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많습니다. 마치 아래의 그림에서 왼쪽처럼 말이죠. 교과서에도 '띠를 둘러서 조이는 느낌은 긴장형두통'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하기도 합니다. 틀린말도 아니지만 맞는말도 아닌 말입니다.

from Google
어떤 분들은 '띠를 두른 것 처럼 조이기는 하는데, 일정시간 간격으로, 꽉 조였다가 풀었다가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는 박자감이 있다'고 표현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듯, 전형적으로는 혈관뛰는 듯한 박동양상이기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느낌도 많습니다.
C-1 편측위치 / C-2 박동양상 - 이 부분에서는
편두통이라고해서 한쪽에만, 혈관뛰듯이..
긴장형두통이라고해서 전체적으로 띠를 둘러놓고 꽉 조이듯이..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가 없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어찌보면 제일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인줄을 몰랐습니다 ㅎㅎ
C-3. 중등도 또는 심도의 통증강도
쉽게 말해서, 꽤 아프다는 뜻입니다.
시각아날로그척도(visual analog scale, VAS)라고 해서 통증의 정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림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 scale에서 4점 정도 이상이면 중등도 통증이라고 합니다.

from Google
8-10점 처럼 너~무 심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업무/학업/일상생활을 잠시 멈추고 엎드려있거나, 의자에 기대어 쉬게 되는 정도..
결국 일반적으로는 일의 능률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서, 하루에 10시간 근무를 하면서 2시간마다 10분씩 휴식을 취했었는데, 10분 정도 더 쉰다고 해서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고 하지는 않겠죠. 하지만, 평소 휴식시간 외에 머리가 아파서 30분을 엎드려있다가 커피 한잔을 뽑아서 마시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면,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에 두통때문에 반차를 썼다면, 이건 능률이 저하된 것이 맞겠고, 심지어 일상에 장애까지 생긴 것이죠.
C-4. 일상의 신체활동(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에 의해 악화되거나 이를 회피하게 됨
간단히 말씀드리면, 두통이 있을 때 돌아다니는게 편하세요? 아니면 가만히 있는게 편하세요? 입니다.
이렇게 여쭤보면, '가만히 있어도 아파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당연합니다.
돌아다니면 더 아파져서 가만히 있게 되는지..가 중요합니다.
정~~말 애매~~~~~~~~~~한 두통을 호소하면서 오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MRI는 이미 대여섯번은 찍어보셨고, 검사라는 검사는 다 해보셨고, 안받아본 치료도 없으시구요..
제 심증으로는 편두통인데, 질문하는 족족 절대로 아니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내가 30년 넘게 두통때문에 고생했는데, 네가 내 두통에 대해 뭘 알겠냐'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ㅎㅎ
그런 분들께는 제가 마지막에 꼭 숙제를 내드립니다.
'제가 지금까지 20분 동안 여쭤봤던 것들(두통양상은 위에 언급한 것들 + 동반증상[소화기 증상, 빛/소리에 예민, 냄새에 예민 등]이, 두통이 생길 때에 동반되는지 꼭! 살펴보세요. 그래야 지금 OOO님께서 힘들어 하시는 두통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가 있습니다. 속는 셈 치고 딱 2주만 잘~ 관찰해보세요.' 라고 말씀드립니다.
2주 정도 후 외래에서는 대부분 결론이 납니다. 편두통으로요.
이상 편두통의 통증양상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요약하면, 편측/박동성/꽤 심해서/일상적인 활동에 의해 악화되는 두통이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한쪽이 아픈 것은 아니고, 반드시 박동양상의 통증인 것은 아니며, 항상 꽤 아픈 것도 아니고, 항상 일상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대략적으로 그런 느낌의 두통인지, 그리고 네 가지 중 두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지가 편두통 진단의 첫 걸음이 되겠습니다.
다음에는 요즘 편두통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꾼 두 가지 치료약
1. 보톡스
2. CGRP 항체 주사 (앰겔러티, 아조비)
에 대해 가볍게 훑어보는 포스팅을 올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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