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통/편두통(Migraine)

빛이 번쩍번쩍! 편두통의 조짐(전조)

by BrainDaily 2025. 4. 17.

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편두통의 조짐(전조)에 대해 하려고 합니다.:)

편두통이 있는 분들 중에 가끔은

'두통은 참을 수 있겠는데, 시각조짐은 참기가 너무 힘들다.'
'심하게 생길 때는 무서워서 운전을 할 수가 없다'

등등의 불편함을 호소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저도 가끔 있는 시각조짐 때문에 꽤나 불편했던 적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aura라고 합니다.

전체 편두통 환자의 1/3-1/4 정도에서 조짐이 있는 조짐편두통에 해당합니다.

여러 가지 신경학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5-60분 정도 지속되다가 회복됩니다.

가장 흔한 것은 시각조짐입니다.

시야의 일부가 안보이거나, 화려한 지그재그가 보이기도 하고, 번쩍번쩍 거리는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뇌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른쪽 눈으로만 보아도 증상이 있고, 왼쪽 눈으로만 보아도 증상이 있습니다.

어느 한쪽, 특히 바깥쪽 부분에서 시작해서 점차 그 범위가 커지죠.

그러다가 시간이 더 흐르면 점차 좋아집니다.

이렇게 간단히 설명하니까 별 것 아닌 것 같게 느껴지실겁니다 ㅎㅎ

그림을 보실까요?

구글에서 migraine aura 라고 검색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의 일부입니다.

제가 주로 겪는 시각조짐은 왼쪽과 제일 비슷합니다. 번쩍번쩍거리는 지그재그 모양이 오른쪽 아래에서 시작해서 서서히(생각보다 빠르게) 위쪽으로 퍼졌습니다. 그러다가 한 20-30분쯤 지나면 거의 없어지고, 한쪽 관자놀이 근처에서 두통이 슬슬 시작되죠.

번쩍거리는 것 외에 시야의 일부가 보이지 않는 암점이 생기는 분들도 있습니다. 가운데 그림이나 오른쪽 그림처럼요.

 

 

 

Mayo Clinic 에서 만든 시각조짐을 보여주는 영상인데요.

번쩍거리는 것이 생기고, 그 가운데에는 암점이 있습니다. 그 범위가 점점 늘어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점점 줄어듭니다.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서 그렇지, 이 영상을 5-30분 정도로 느리게 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감각조짐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른쪽 또는 왼쪽, 한쪽의 혀, 얼굴에서 시작해서 팔로 서서히 퍼져나가지요. 어디서 시작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곳에서 시작해서 서서히 퍼져나가는 신경학적 증상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각은 보여드릴 수가 없네요 ㅎㅎ

말/언어가 안되기도 합니다.

진짜 무섭지 않나요?

얼마 전에 오신 분은 영상을 보던 중에 배우들의 대사가 이해가 안되기 시작했고, 자막을 봐도 자막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되는 증상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말을 하기는 하는데, 이상한 외계어처럼 이야기를 했다고 하구요. 물론 편두통이 있는 분이고, 이 증상 이후에 두통이 따라왔죠.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조짐(typical aura)입니다. 비교적 흔한 것이지요.

 

 

운동조짐도 있습니다.

이 역시, 오른쪽 또는 왼쪽의 팔다리가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무섭죠. 저는 지금까지 2명 봤습니다. 흔하지 않은 조짐인데, 많이 본 것 같기도 하고 ㅎㅎ

뇌간조짐, 망막조짐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가장 흔한 것은 시각조짐입니다. 조짐편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시각조짐을 갖고 있습니다.

2개 이상의 조짐이 있는 조짐편두통환자라면, 거의 항상 시각조짐은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각조짐없이 다른 조짐만 있는 편두통 환자라면, 그것은 조짐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먼저 해야겠습니다.

이러한 조짐들은 아래의 6가지 특징 중 3가지 이상은 갖고 있어야 조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 조짐들 중 최소한 한개는 5분 이상에 걸쳐서 점차 퍼져야 합니다. 모두가 5분 미만으로 짧게 끝나면 조짐이 아닐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2. 2개 이상의 조짐이 잇달아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3. 각각의 조짐은 5-60분 지속. 그러니까 이보다 짧거나 길면 조짐이 아닐 가능성을 생각해야 합니다.

4. 최소한 1개의 조짐은 오른쪽 왼쪽 중 한쪽에만 나타나야 합니다.

5. 최소한 1개의 조짐은 양성증상이어야 합니다. 신경학적 증상을 양성 vs. 음성으로 나눌 때에 가장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해당 기능이 소실이나 저하되는 것은 음성, 기능이 항진되는 것은 양성'이라고 생각하시면 얼추 맞습니다.

- 양성: 시야가 번쩍거림. 팔이 저림.

- 음성: 시야가 안보임. 팔의 감각이 무뎌짐.

6. 조짐은 두통이 함께 오기도 하고, 조짐이 끝나고 나서 60분 내에 두통이 따라오기도 합니다.

이러한 조짐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Lancet Neurol 2009;8(7):679-690

위의 그림은 조짐과 관련이 많다고 알려져있는 Cortical spreading depression(피질확산성억제, CSD)를 간략하게 보여준 것입니다.

시각에 관련된 센터가 있는 후두엽에서 시작해서 1분에 2-6mm 의 속도로 앞으로 퍼져나갑니다.

뇌는 비교적 일정한 전기 활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 활성이 감소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앞쪽으로 퍼져나가죠.

CSD가 앞쪽까지 번지게 되면서 해당 뇌의 부위가 담당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겨서 여러가지 조짐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근본적으로... CSD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가지 문헌을 찾아봐도 아주 잘 이해가 되지는 않네요.

그렇다면 임상적으로...

조짐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는 치료는 없을까요?

얼마 전 까지는 없었습니다. 토피라메이트, 발프로산 등 항전간제(항경련제)가 조짐을 줄이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들이 있기는 했지만, 아주 강력한 근거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을 써보면 조짐

근데, 제가 이전에 포스팅한 치료 중에 앰겔러티, 아조비 기억 나시나요?

편두통 예방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연 치료제로 소개드렸었죠.

이 약이 편두통에서의 조짐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연구 시작 전에 2.3-2.6일 정도 있었던 조짐앰겔러티 투여군에서 1.4-1.5일 정도 감소했습니다.

완벽하게 없애지는 못했지만, 도움이 될 수 있는 분들은 꽤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수험생. 운전이 직업인 분들..

수능 시험을 보고 있는 중에 30분 정도 시각조짐이 나타나면 그 시험은 끝나는거겠죠. 그 이후에 대부분 두통이 따라올테니까 두통때문에도 고통받을 것이구요.

운전을 하는 중에 시각조짐이 발생해서 앞이 안보인다면 큰일이겠죠.


조금은 이해가 되셨나요? ^^

나중에 언젠가는 희안한 조짐에 대해서도 한 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